기도에 대한 이해 5(첫번째)
5. 기도는 예수님의 관심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는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는 바른 기도의 모범이 된다. 주기도는 매우 간단하고 짧지만, 무한한 풍부함과 깊이를 담고 있다.
주기도에서는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허락된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는 아버지이다. 동시에 우리는 '아버지'앞에서 신분과 계급, 인종과 성별을 초월하여 평등한 자녀들로서 기도한다.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이 즉 그의 본질과 존재가 거룩히 되기를 기도한다. 어떤 위대한 혹은 막강한 힘을 지닌 혹은 막대한 재산을 지닌 인간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거극하게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이데올로기나 제도들, 심지어 '종교'나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만이 거룩하게 되기를 기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은 종교적으로-이기적으로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정당화하는 데에 봉사하기 위해 이요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기를 간구하는 사람은 순수한 사적인 것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기도는 '나'의 기도, '나'에게 관련된 기도가 아니라, '우리'의 기도이며, '우리'와 관련된 기도이다. 물론 우리가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간구에 포함되며, 바로 그렇게 될 경우에만 온전한 정당성을 얻는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이 '우선'한다. '그의' 나라가 '우리'에게, 이 '땅'에 와야만 한다. 저 멀리 '피안'에 있는 그의 나라로 우리가 가는 것이 아니며, 그 나라는 "최후의 심판"후에 비로소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금 와야만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이 이제는 하늘에서가 아니라 '땅' 위에서, 하늘이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 즉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신적인 권위를 지니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모든' 인간 현실이 하나님의 뜻에 복종해야만 하며,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데에 봉사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시옵소서"라는 기도는 하나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 혁명이 현실화 되기 를 갈망하는 것이다. 주 기도는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계급질서 속에서 주어진 특권을 누리면서 현실에 자족하고 있는 지배층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자족적인 일상성을 파괴 하는 '이데올로기 비판적' 기도이다. 그러므로 주기도는 현실을 변혁하는 하나님의 혁명이 실현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기도인 것이다.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즉 하나님의 나라 혁명이 실현된다면 무슨 일이 발생하여야 하는가? 우선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양식'이 주어져야 한다. 여기에서 물질적 삶도 하나님 나라 안으로 포함된다. 그러나 이 기도는 물질적인 소유를 정당화 하지 않는다. 이 기도는 다만 존재하기 위하여 요청되는 최소한의 물적인 토대만을 요청한다. 그러므로 주기도는 재벌들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의 기도이며, 굶주리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기도이다. 배부른 사람들이 이 기도를 드릴때, 그것은 자신의 배부름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양식'으로 족할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기도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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